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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뒷북 방재로 피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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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뒷북 방재로 피해 키웠다

입력
200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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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는 자연에서 비롯되지만 예방과 대책은 인간의, 특히 정부의 몫이다. 주말 중부권을 강타한 49㎝의 폭설은 허술한 재해관리 시스템을 조롱하듯 했다. 다행히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비닐하우스와 축사, 인삼재배 시설 등 농가피해가 3,000억원에 이르렀다. 재해대책이 특히 한심한 것은 1만여대의 차량이 24시간 이상 고속도로에 갇혔다는 점이다. 참사나 태풍 등 대형재해 때마다 지적되는 인재(人災)적 요소가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고속도로 위에 갇혀 있던 사람들의 분노와 원망의 소리가 부실한 방재 시스템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예상치 못한 게릴라성 폭설이더라도, 하루 이상을 고속도로에 갇혀 있게 한다는 것은 도저히 변명할 수 없는 일이다. 재해대책본부는 적설량이 10㎝를 넘었으나 고속도로 통제요청을 하지 않았고, 도로공사도 뒤늦게 고속도로 통제에 들어가는 등 사실상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군인력 등 추가인력 투입이 늦었고, 추위를 막기 위한 모포나 식사 등 초기 구호품 지급도 턱없이 부족했다. 제설과 도로상황 등에 대한 설명도 거의 없었다. 또한 당국의 기본적 피해집계마저 왔다갔다해서 위기관리에 대한 총체적 안일과 늑장을 드러내고 있다.

겨울가뭄과 2월 폭우, 3월 폭설 등 근래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급변 현상이라고도 한다. 우리도 변화하는 자연현상과 대규모 재해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폭설의 경우 러시아나 캐나다, 미국 등은 눈이 내리면 곧바로 제설장비가 투입되고 기상예보에 맞춰 관련 기관이 공동조치를 취하는 사전액션이 정착돼 있다. 우리의 경우를 보면 장비와 시설보완에 앞서, 관련기관의 근무자세와 인식부터 확실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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