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곡동 강남여성인력개발센터의 한 대형강의실은 3일 오후 열기로 후끈거렸다. 여성부 산하 여성인력개발센터(여성센터)와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옥션 인터넷 창업 실전 강좌'에 참여한 50∼60여명의 주부들이 내뿜는 열기였다. "제가 만든 유아용 교재는 많이 팔릴까요?" "배송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하나요?" 한 강좌가 끝날 때마다 주부들의 질문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불경기로 명예·희망퇴직이 느는 등 남편들의 미래가 불안해 지면서 인터넷 경매를 통한 온라인 창업에 주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경매란 자기 제품을 사진·설명 등을 첨부해 인터넷 상에 올려두면 네티즌이 보고 경매를 통해 낙찰 받는 방식. 다음·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에 개인 쇼핑몰을 개설하면 보통 1,000만원 이상이 드는 데 비해 옥션 같은 경매 사이트를 이용하면 절반 이하의 비용으로 온라인에서 제품을 팔 수 있다. 신용카드 결제, 배송·반품 등 각종 부가 업무들을 옥션이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외환위기 때 남편이 운영하던 호프집이 망하고 힘든 일을 전전하다 액세서리 공예 관련 창업을 준비 중인 변난희(39·서울 방화동)씨는 "지난 달 14일 밸런타인데이에 길거리에서 직접 만든 초콜릿 바구니를 팔았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화이트데이(14일) 때 옥션에서 우리 제품을 팔고 싶다"고 말했다. 변씨와 같이 일하는 김지숙(29·서울 도화동)씨도 "남편이 비데 회사 중국지사로 발령 받았는데 퇴직하고 싶어해 창업을 생각하게 됐다"며 "강좌를 들으니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들이 온라인 창업을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컴퓨터에 능숙하지 못하다는 것. 컴퓨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아예 온라인 창업을 생각지도 못하는 주부들이 많다. 여성센터는 이런 주부들을 위해 포토샵, HTML 등 다양한 컴퓨터 관련 강좌를 열고 있다. 옥션창업 전문 교육기관인 바로에듀(www.baroedu.com 032-543-0072)에서도 컴퓨터 교육 등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강좌는 16일 인천여성센터(032-428-6696) 등에서 계속된다. 옥션은 자체 신규판매자 교육을 9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연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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