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시대에 살면서 정말 많은 것이 편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만 있으면 필요한 정보를 다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악이나 영화까지도 손쉽게 다운로드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니 신문과 비디오 산업의 불황도 당연한 일이 된 것이다.무엇보다 음반시장의 해답 없는 침체는 바로 온라인시대가 마련한 최고의 결과물일 것이다. 누구나 원하는 음악을 파일로 다운 받거나 친구들끼리 주고 받다 보니, 오히려 돈 주고 CD를 사는 게 이상할 정도가 됐다. LP세대인 내 학창시절에는 레코드 한 장 구하려고 이태원이나 신촌, 청계천 바닥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니기 일쑤였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 허탈하기까지 하다. 음악 하나를 얻기 위해 겪어야 했던 고단함이 믿기지 않을 만큼, 이젠 다운로드시대가 온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빠르고 편리하게 변했다.
하지만 아날로그시대가 불편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하루종일 레코드 판을 닦아내며 음질관리를 하던 시절은 그래도 낭만이 있었다. 음악다방에 죽치고 앉아 신청곡을 디밀고 기다리던 조바심도, 여자친구에게 주고싶은 음악을 카세트 테이프에 복사해서 선물하던 것도 그립다. 이제는 음악다방 대신 인터넷을 통해서 씨제이(사이버 자키)들이 방송을 하고 실시간으로 신청곡을 들려준다.
전국, 아니 전 세계 어느지역이건 방안에 앉아 동시에 대화를 나누며 같은 음악을 듣는 시대에 살고있는 것이다.
그런데 뭔가 허망하고 아쉽다. 편리함은 역으로 소중함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얻을 수 있고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이 시대에 과연 진귀한 음악이란 것이 존재할까? 아티스트의 작품이 복사와 복사를 거듭하며 파일로 붕붕 날아다니는 지금, 세상이 더 이상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해진다.
남 무 성 재즈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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