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 오르락 내리락 요리조리 팔딱팔딱 산장을 뒤흔드는 개구장이들'세월이 지나도 삐삐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여전하다. 인터넷에 '삐삐 포에버'라는 까페가 있고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밴드도 있다. 삐삐를 둘러싼 질문도 끊이지 않는다. 결국 아빠와 같이 사는지. 너무 길었던 삐삐의 본명은 정확히 무엇인지.
그 궁금증이 이제 속 시원히 풀릴 듯하다. 대교방송 '어린이 TV'가 8일부터(월∼토 오전 11시, 오후 7시, 일 오전 9시30분)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를 방송한다. 어린시절 삐삐를 보고 자란 어른들이 더 반길 소식이다. 일단 궁금증에 대한 대답. 삐삐는 아빠인 에프라임 롱 스타킹 선장을 만나지만 모험을 찾아 친구들과 다시 길을 떠난다. 주인공이 촬영 중 사망했다는 소문도 근거 없다. 삐삐의 정확한 이름은 '삐삐로타 델리카데사 위노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이즘 도우터 롱 스타킹'이다.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1949년 쓴 동화가 바탕인 삐삐는 TV와 영화를 통해 수없이 리메이크 됐다. 가장 익숙한 시리즈는 이번에 방송될 1969년 서독과 스웨덴의 합작품. 주제는 권위에의 도전과 약자에 대한 사랑이다. 삐삐 앞에서는 경찰관, 선생님, 서커스 단장 등 어른들도 꼼짝 못한다. 하지만 삐삐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이웃 할머니를 위로해 활력을 되찾게 하는 등 힘없는 이에게는 따뜻한 소녀다.
EBS에서 방송하는 '야채극장 베지테일'(Veggie Tales)은 아이들이 왕자, 공주 일색에 인종차별적 요소로 가득한 월트 디즈니 만화에 빠져있어 걱정인 부모님이라면 더더욱 반길 애니메이션이다. 오이, 토마토 등 의인화한 야채들이 등장해 감사하기, 이기심 버리기, 힘든 일 이겨내기 등을 자연스레 일깨워 준다. 첫 방송인 5일의 '우울한 징징부인'은 신세한탄을 일삼는 징징부인이 우연히 감사하며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보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깨닫는다는 내용.
미국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인 '빅 아이디어 프로덕션'이 제작해 미국에서 디즈니를 제치고 비디오로만 3,500만개가 팔려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1년 세계 애니메이션 축제에서 최고 홈 비디오상과 미국 부모들이 추천하는 '최고의 콘텐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총 13편이 방송된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10분 방송.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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