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일 17대 총선 공천을 통한 '이회창계 털어내기'를 사실상 끝냈다. 이날 이 전 총재의 핵심 측근인 하순봉(경남 진주) 의원을 탈락시킨 게 마무리 수순이었다. 양정규 의원이 지난해 말 불출마를 선언하고 신경식 의원이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구속 수감된 데 이어 최근 김기배 나오연 의원이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하 의원은 이회창계의 '마지막 잎새'나 다름 없었다. 이 전 총재의 또 다른 측근인 정창화 유흥수 김종하 의원도 이미 자진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병렬 대표가 지난 달 관훈토론회에서 사실상 이 전 총재와의 정치적 결별을 선언한 것을 공천심사위가 그대로 실행에 옮긴 셈이다.공천심사위는 이날 경남 중진인 윤한도(의령·함안), 김용균(산청·합천) 의원도 탈락시켰다. 김 의원은 경남지사 후보를 내락 받았다고 한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서울 강남 갑·을에는 각각 이중재 전 상임고문의 아들인 이종구 전 금융감독원 감사와 공성진 한양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 신인들이 단수 유력 후보로 결정됐다.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이나 손병두 전 전경련 상임고문 등 보다 중량감 있는 인사를 이 지역에 영입하기 위해 최병렬 대표가 직접 삼고초려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강남 갑의 경우 민주당은 전성철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 우리당은 박철용 동남회계법인 대표를 내세울 계획이다. 당초 강남 갑에 공천을 신청했던 공 교수는 지난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했으며, 당내 교수 자문단을 이끌어 왔다.
심사위는 2일 느닷없이 공천심사위원직을 사퇴하고 공천을 신청해 물의를 일으킨 이화여대 행정학과 김석준 교수를 대구 달서 병의 단수 유력 후보로 결정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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