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에 넘칠 듯 가득찬 육수에, 배추 두부 버섯 등 각종 야채와 소고기를 푸짐하게 넣고 데쳐 먹는 샤브샤브. 이것과 재료는 비슷하지만 육수 국물을좀 더 진하게 만들고 양을 줄이면 스키야키가 된다.서울 도심지 명동에 올해 문을 연 일식당 '방'(房)의 메뉴는 참신하다. 스키야키를 비롯, 화로구이 나베 샤브샤브 우동 등 각종 일식 요리를 선보이는 이 곳은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퓨전 일식당이다. 비교적 비싸고 무겁게 느껴지는 사시미나 스시 중심의 기존 일식집과 달리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캐주얼풍의 일식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그래서 상호도 '사랑방이나 안방처럼 편안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친숙한 공간'이란의미를 담고 있다.
홀 바닥엔 자갈이 깔려있고 대나무 장식이 테이블 사이 칸막이 역할을 해 이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면 흡사 뜰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정취가 느껴진다. 한쪽 켠에 마련된 룸은 대청마루에 걸터 앉아 화로에 음식을 구워 먹으며 노닥노닥 얘기 꽃을 피우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곳에서 저녁 때 제일 잘 나가는 메뉴는 꼬치구이 요리다. 조그마한 화로에 둘러 앉아 새우와 조개관자, 닭고기데리야키 은행 마늘 베이컨 아스파라거스 시샤모 등이 한세트로 나오는 모듬꼬치를 먹으며 서로 술잔을 건네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뜨거운 국물이 담긴 냄비요리로 속을 데워주면 하루 일과 끝.
제일 잘 나가는 주종도 정종이다. 사장 이근씨는 "정종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일식당을 만들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모든 메뉴가 정종과 잘 어울리는 정종 전문 일식당이라는 것. 또 찜이든 조림이든 이 집 음식에는 정종이 조금씩 들어 간다.
저녁때는 화로구이를 비롯, 스키야키와 일본 스모선수들이 즐겨먹는다는 창코나베, 샤브샤브, 점심 때는 런치스키야키와 샹추쌈 샤브샤브 도시략 등이 대표 메뉴들이다. 메뉴에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하기 위해 주방에서도 일식과 양식 두 방면의 조리장이 같이 일한다.
지금 '방' 자리에는 원래 '미도'가 있었다. 미도는 옛날 증권거래소 정문 앞에 있어서 주가가 오르면 올라서, 내리면 내려서, 금융인들이 사시사철 찾아 애환을 달랬던 유명 일식당. 명동 상권에서 유서깊은 이곳을 이씨가 새로운 메뉴와 컨셉으로 레노베이션해 문을 열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메뉴와 가격 스키야키 샤브샤브 도시락 정식 등 점심 메뉴는 1만원∼1만2,000원. 저녁 때는 모듬꼬치 2인용이 2만5,000원. 스키야키와 샤브샤브 1만8,000원. 창코나베 2만5,000원. 오뎅후쿠로나베 1만5,000원. 정종은 한 병에 1만5,000원부터 다양하다. 와인도 구비.
● 영업시간 및 휴일 매일 밤 10시까지, 일요일 공휴일은 쉰다.
● 규모 및 주차 테이블 15개. 주차 9대 규모. 명동이라 주차 시설이 넉넉하지 않은 건 이해가 간다.
●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5번출구 메트로호텔 뒷편 메트로빌딩 2층
● 연락처 (02)776-9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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