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들이 원자재대란으로 수출을 중단하고 내수판매에 치중키로 하는 등 국내 원자재 업체들 사이에서 수출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동국제강은 4일 철강 제품의 품귀 현상으로 국내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 후판 등 전 제품의 수출을 전면 중단하고 내수로 전환키로 했다. 동국제강은 이에 따라 3개월 전 수출계약이 체결된 철근 2만5,000톤을 제외하고 올해 예정된 후판 등의 수출 물량 35만톤을 내수로 전환한다. 또 공장의 보수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거나 연기해 철근과 형강, 후판 등의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계열사인 연합철강의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냉연제품을 수입,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동국제강 전직원이 고철모으기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INI스틸도 철근 부족현상 해소를 위해 이 달부터 철근 6만톤과 H형강 5만톤을 각각 증산, 공급한다고 이날 밝혔다. INI스틸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철근 수출을 전면 중단하고 전량을 내수로 돌렸다.
이에 앞서 포스코도 3일 국내 철강재 부족난 해소를 위해 수출 물량 일부를 내수로 전환하고 철강제품 판매 계열사인 포스틸을 통해 수입 물량을 확대, 국내에 공급키로 했다. 후판재는 생산설비 수리기간 단축 등을 통해 최대 증산하고 수출 물량을 4만톤 줄이기로 했다. 내수용으로는 후판재 생산을 18만톤 늘리고 후판 규격과 같은 열연강판을 전단해 11만톤을 공급한다.
쇠못, 철사 등을 만드는 소재인 연강선재는 연간기준으로 전체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3월까지 증량분 1만5,000톤을 집중 출하하고 포스틸을 통한 수입량도 당초 계획보다 7만톤 많은 12만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골판지 관련 기업 및 단체들도 골판지 원지의 수급 안정을 위해 수출을 자제키로 했다. 골판지협동조합과 제지연합회, 제지협동조합 등 제지 및 골판지 단체 및 회원사들은 4일 산자부에서 열린 '제지원료 수급대책회의'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골판지의 핵심 소재인 골심지 가격은 지난해 11월 톤당 23만원에서 현재 35만원으로 급등한 상태다. 참석자들은 현재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폐지 수출이 증가한데다 내수와 수출가격의 격차로 수급불안이 올 수도 있는 만큼 업계간 대화채널 구축과 수출 자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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