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급 최고경영자(CEO)들이 올 신학기 대학 강단에 선다. 이에 따라 CEO들 간에 '기업실적 경쟁'뿐만 아니라 '강의실력 경쟁'도 벌어지게 됐다.4일 한국산업기술재단에 따르면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경영자 88명이 전국 39개 대학에서 61개 강좌를 맡아 이 달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삼성전자 윤 부회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에서 정보기술(IT)의 혁신 및 경영을 주제로 1학기 동안 출강하며 LG전자 백우현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전자전산학과와 전자공학과 등에서 디지털산업과 기술동향을 강의한다.
손욱 삼성인력개발원장은 서울대에서 연구개발 전략을 강의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서울대에서 강의했던 손 원장은 학생들의 수강열기에 감동해 올해 삼성종합기술원과 인턴사원 교류, 공동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합숙교육에 참가한 수강생들에게는 6시그마 교육수료증을 수여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LG칼텍스정유 손영기 부사장은 정유강국의 미래에 대해 연세대 화학공학과에서 강의하며 현대자동차 김상권 사장은 한양대에서 길형보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와 함께 기계 및 우주항공의 미래에 대한 공동 강좌를 진행한다.
대한항공 심이택 부회장은 항공사 CEO에 걸맞게 한국항공대에서 공업경영을 가르치고 STX조선 김성기 사장과 대우건설 이정구 사장은 인하대에서 조선해양공학 특강, 건설경영 등을 맡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동부제강 김정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고려대 재료공학부에서 철강산업과 경영혁신을, 네띠앙 전하진 사장은 아주대에서 공학과 IT에 대해 강의하며 후학을 지도키로 했다.
지방대학에 출강하는 경영진들도 많다. 포스코건설 김동식 기술고문이 경북대에서, 효성중공업 정완수 사장이 경북 동양대에서, 한화 이종수 공장장이 순천대에서, SK 박종훈 고문이 울산대에서 각각 강좌를 맡았다.
산업기술재단 조환익 사무총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업 CEO들의 강의가 반응이 좋아 이번 학기에는 대학수를 지난해 31개에서 39개로 늘리고 지방대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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