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와 20세기 골프의 황제 잭 니클로스와의 공통점은 두 사람 모두 항상 심리기술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는 점이다. 잭은 어떠한 종류의 샷도 치기 전에 머리 속으로 샷을 하는 자신의 모습 전체를 그려본다. 언제나 이미지 트레이닝(심상훈련)을 하는 셈이다. 반면 우즈는 골프를 처음 배울 때부터 심리기술 훈련과정을 거쳤고 현재는 제이 브란자라는 세계 최고의 골프 멘탈트레이너를 채용, 연습때나 경기시에 지속적으로 지도를 받고 있다.골프는 철저한 멘탈 게임이다. 강한 정신력이 없으면 결코 좋은 기록을 낼 수가 없다. 주말 골퍼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탄탄한 정신력을 갖춰야 한다. 정신력은 결코 유전적으로 물려받는 것이 아니다. 일정 기간 적절한 훈련을 통해 기를 수 있는 노력의 산물이다.
내기골프를 하다 이른바 '배판'만 부르면 지갑을 여는 A씨, 숨어 있는 워터해저드까지 찾아 다니는 B씨, 짓궂은 말 한마디에 무너지는 C씨…. 주말 골퍼를 괴롭히는 여러가지 이상심리 증후를 극복하려고 손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샷을 가다듬어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당하는 낭패들이다.
보기플레이어 수준의 주말 골퍼 강심장씨를 내세워 정신력을 기르는 방법을 알아보자. Y골프장을 즐겨 찾는 강심장씨는 8번째 홀만 가면 볼을 오른편에 있는 연못에 넣거나 아니면, 왼편의 산으로 보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다.
면담 결과 강심장씨는 이 홀에만 오면 불안감이 앞서 각성수준이 높아진다. 이 경우 복잡한 스윙과정을 인지하는 지각력이 협소해진다. 따라서 집중력이 떨어져 샷을 하는 순간에 반드시 고려하여야 할 것들 중 한 두 가지를 잊고 스윙을 한다.
강심장씨를 도와주는 심리기법은 두 가지. 하나는 인지재구성법이고, 나머지는 '프리샷 루틴'이다. 인지재구성이란 강씨의 인식을 바꾸어 불안감을 낮춰 각성을 적정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강심장씨는 티잉그라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이전의 잘못된 샷이 머리에 떠오른다. 때로는 동반 플레이어에게 홀에 대한 불평을 털어놓기도 한다. 스스로 징크스를 만드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 기억을 잊기는 쉽지 않다. 그때는 '프리샷 루틴'에 집중하는 것이 방법이다. '프리샷 루틴'이란 볼을 치기 전의 일정한 준비과정을 말한다. 다음 주에는 '프리샷 루틴'을 통한 구체적인 심리훈련 방법을 소개하겠다.
/정청희·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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