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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성국… 과연! 조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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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성국… 과연! 조재진

입력
200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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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간은 이제 9분. 소강전 상태로 돌입한 경기는 무승부로 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순간 한국진영에서 최성국이 공을 잡았고 순식간에 40m를 치고 달리며 그라운드 분위기를 달구어 놓았다.상대 페널티에리어 좌측을 파고드는 순간 두 명의 수비수가 달라 붙었고 순간 공은 최성국의 왼발을 떠나 수비수 다리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 나갔다. 오른쪽에서 달려들던 조재진은 이를 놓치지 않고 가볍게 오른발 슛, 네트를 흔들었다. 최성국의 환상드리블과 조재진의 재치에 중국은 또 다시 공한증이란 단어를 떠올려야 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후반 36분 터진 조재진(수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중국을 1―0으로 꺾고 5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첫 발을 상큼하게 내디뎠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과의 올림픽 대표팀간 역대 전적에서 6승1무를 기록했다. 한국은 17일 이란과 2차전(어웨이 경기)을 갖는다.

당초 3―4―3시스템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국의 김호곤 감독은 상대의 의표를 찌르기 위해 3―4―1―2의 투톱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 전술은 측면돌파가 살아나지 않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성국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김동진과 최원권 등 양쪽 풀백의 지원사격이 없어 공격의 맥이 끊기기 일쑤였다.

김동진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8분 김동진의 왼쪽 크로스를 조재진이 페널티지역에서 오른쪽 발등으로 재치 있는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빗나갔다. 23분에는 조재진의 결정적인 오른발슛이 GK 선방에 걸렸다.

중국은 쉬량이 후방에서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와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 때 수비수 두웨이(187㎝)의 헤딩을 앞세운 공격가담이 위협적이었다. 전반 종료직전 쉬량의 왼쪽 코너킥에 이은 두웨이의 헤딩은 골문을 비껴갔지만 한국 벤치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한국은 후반 중반까지 공격의 주도권을 장악했으나 수비수 조병국의 헤딩슛과 김정우의 중거리슛, 박지성의 왼발 터닝슛이 아깝게 무산되는 등 좀처럼 찬스를 잡지 못했다. 김호곤 감독은 최태욱을 투입, 승부를 걸었으나 오히려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승부는 최성국의 놀라운 스피드에 의해 갈렸다. 후반 36분 수비 진영에서 공을 잡은 최성국이 약 40m를 단독 드리블한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 다리 사이로 패스한 볼을 조재진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가볍게 차넣어 네트를 갈랐다. '코엘류호의 황태자'에서 '공갈포'로 전락했던 오명을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박진용기자

양팀 감독의 말

▲ 김호곤 한국 감독=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중국이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나올지 몰랐다. 경기 내용은 우리가 준비한 대로 80∼90% 이뤄졌다. 패스 위주의 훈련을 해온 대로 경기가 진행됐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중국 선수들이 신장이 좋기 때문에 우리가 헤딩에 약점을 보였다. 적절히 대비하겠다. 박지성은 어려운 상황에서 합류해 팀의 활력소가 돼 줬고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중국과의 어웨이 경기도 철저한 분석을 통해 대비하겠다.

▲ 선샹푸 중국 감독=우리는 전체적으로 수비를 잘했지만 마지막 실수 하나로 경기에 졌다. 한국은 패스와 집중력 등 전체적으로 기량이 뛰어났다. 볼 점유율도 높았고 마지막 기회를 살렸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한국이 예상과는 다른 포메이션으로 나왔는데 전술적인 변화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가 나머지 경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특별히 주문할 것이다. 중국은 수비를 잘했지만 공격을 살리지 못했다. 다음 경기부터 공격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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