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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그래도 돈봉투는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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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그래도 돈봉투는 돌아간다?

입력
2004.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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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남궁석 의원의 부인이 지역구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가 적발돼 결국 남궁 의원이 후보를 사퇴하는 일이 생겼다. 신고한 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는 법대로 그 50배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현역의원의 선거운동으로 현금이 동원된 적나라한 단면을 보면서 아연실색하게 된다. 더러운 정치로 온 나라가 난리를 치고 대통령을 포함해 간판급 정치인들이 불법자금의 홍역을 앓고 있는 중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말이 안 나온다.한 마디로 표리부동의 정치, 위선의 정치 그 자체다. 겉으로는 온갖 좋은 말들을 토하면서도 정작 자기문제에 관한 한 뒷전에서 전혀 딴판의 술수나 궁리하는 현장이 드러난 것이다. 그것도 입만 열면 개혁이니, 새 정치를 부르짖는 여당 현역의원의 선거운동이 이 지경이다. 법을 제아무리 엄격하게 고친다 한들 일선 정치의 사고수준과 시대의식은 얼마든지 따로 놀 수 있다는 경종을 이 사건이 울리고 있다.

어제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우리는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큼 엄격한 새 선거법, 정치자금법을 갖게 됐다. 돈 문제에 대해 다시는 부정과 비리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투명성을 확보할 장치들이 골격이다.

그러나 정말로 필요한 것은 역시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것을 남궁 의원의 경우가 웅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쩌면 정치보다 유권자 쪽의 각성과 의지가 더 중요하다. 불법자금의 신고에 대한 포상과 함께 돈을 받은 유권자도 중하게 처벌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번 선거는 깨끗하게 치러야 한다. 당선무효사태가 줄이어 선거가 두 번 있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철저한 감시와 엄격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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