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교하농협의 조합원들이 최근 조합해산을 결의했다. 참석 대의원 54명 가운데 47명이 찬성해 압도적이다. 대의원들은 방만한 경영과 잇따른 금융사고 등을 주요원인으로 꼽았다. 지역농협이 노사갈등 때문에 직장 폐쇄된 적은 있지만 자체적으로 해산을 추진한 것은 처음이다.문제는 이 같은 경우가 교하농협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크게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농민들이 자신들을 위한 조직을 스스로 없애겠다는 것이어서 농협의 기본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 1961년 발족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시급한 것은 농협의 구조조정이다.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빨리 타파해야 한다. 교하농협을 보면 지난 2년간 2억9,000여만원의 손실에도 신입직원은 3,000만원, 과장급은 8,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등 방만한 경영으로 일관했다. 주인인 조합원은 적자와 고금리에 시달리지만, 임직원들은 고임금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린 셈이다. 썬앤문의 불법대출 사건을 비롯해 각종 금융사고가 빈발한 것도 구조적으로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 농협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 간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농협이 경제사업보다는 손쉽고 수익성 높은 신용사업에 치중하는 것은 본질에 안 맞다. 나아가 농업인구나 농업부가가치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데도 농업관련 기구 및 인원 등은 오히려 늘고 있는 모순은 빨리 해결해야 한다.
농협해산 움직임은 결국 농정에 대한 축적된 불만의 표출이다. 그 동안 농업에 엄청난 돈을 투입했지만, 제대로 개선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농협은 이번 사태를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 뼈를 깎는 개혁을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농협은 농민들에게서 더욱 버림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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