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인터넷) 쇼핑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을 이용해 물건을 사고 파는 온라인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기존의 실물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장의 혁명'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쇼핑 전문 사이트인 이베이(Ebay), 아마존닷컴(Amazon.com) 등이 계속 성장하는 가운데 일반 검색 엔진인 구글(Google), 야후(Yahoo) 등도 온라인 쇼핑 중개에 본격 나섬으로써 이들 업체들간의 경쟁도 뜨겁다. 지난해 미국의 온라인 쇼핑 규모는 1,000억 달러를 넘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쇼핑엔 장점도 많으나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 등 허점도 적지 않다. 온라인 쇼핑의 문제점과 제도적 보완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온라인 시장의 확대
AFP통신은 지난 연말 포레스터리서치 자료를 인용, "2003년 미국의 온라인 판매는 적어도 2002년보다 31.5% 성장해 1,000억 달러를 돌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쇼핑이 급증했다. 2002년 미국의 온라인 판매는 2001년보다 48% 증가한 760억 달러에 이르렀다.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비디오, DVD, 책, 음반, 장난감, 비디오게임 등이다. 미국의 온라인 쇼핑업체 관계자들은 "온라인 쇼핑이 늘어난 것은 우선 할인 혜택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보고서는 지난해 미국 소비자 가운데 54% 가 물건 값 비교, 구매 등을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의 불황에 불구하고 LG이숍, 인터파크 등 주요 온라인 쇼핑업체들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LG이숍은 지난해 4,150억원의 매출을 기록, 2002년에 비해 46% 성장했으며 인터파크도 2002년보다 97% 성장해 지난해 4,136억원 어치를 팔았다.
미국, 한국 만큼은 못하지만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 라쿠텐은 1만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한 분기(4∼6월)에만도 200억엔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쇼핑 전문 사이트와 검색 엔진의 대결
인터넷 도입 이래 10여년 동안 온라인 쇼핑은 주로 인터넷에 상품을 진열해 파는 쇼핑 전문 사이트를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구글, 야후 등 일반 검색 엔진 등도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어 한판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검색 엔진이 상품 광고를 늘리면서 이를 통해 필요한 물건을 찾는 경우가 많아 졌다. 네티즌들은 검색 엔진을 통해 필요한 상품을 파는 상인의 사이트로 직접 들어갈 수 있다. 상인들이 검색 엔진을 활용할 경우 쇼핑 전문 사이트처럼 상품 등록비를 따로 낼 필요가 없고 네티즌 클릭 횟수 등을 기준으로 광고료만 내면 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3일 "검색 엔진은 소비자를 최종 목적지인 상인까지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며 "검색 엔진이 온라인 거래의 출발점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올해부터 온라인 시장을 놓고 쇼핑전문 사이트인 이베이, 아마존닷컴과 검색 엔진인 구글, 야후 등 4개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온라인 쇼핑을 한 미국 소비자들 5명 중 2명이 구글을 우선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쇼핑 전문 사이트들도 이에 맞서 다양한 검색 기능을 도입하는 등 방어에 나섬으로써 양측의 고유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문제점과 보완 방안 논란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실물시장보다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전자상거래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건전한 온라인 쇼핑 문화도 정착돼 있지 않다. 때문에 온라인 쇼핑의 과잉 팽창을 마냥 환영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들도 있다.
온라인 쇼핑의 문제점으로는 우선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소비자들은 해킹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신용카드 번호 무단 도용, 스팸메일에의 노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또 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품 사고가 많을 수 있고 배달 지연 가능성도 문제점이다.
그럼에도 현재 대세는 제도를 보완하면서 온라인 쇼핑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나 바쁜 직장인 등 오프라인(실물) 시장을 자주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 대거 온라인 쇼핑에 몰리고 있다. 또 시간 절약, 가격 할인 등의 강점도 있어 온라인 쇼핑의 흐름은 이제 거스를 수 없게 됐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검색엔진이 인터넷 상권 좌우"
구글, 야후 등 굴지의 검색 엔진(포털)들이 인터넷 쇼핑 사업 등에 뛰어들어 엄청난 수익을 올림에 따라 이들 사이에 사활을 건 전면전이 시작됐다. 싸움은 검색 시장을 틀어쥔 구글을 향해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 불붙고 있다.
지난해 검색 전문 사이트 오버추어와 잉크토미를 잇따라 인수했던 야후는 2월 18일 사용료를 내고 써왔던 구글의 검색 엔진을 버리고 향후 두 달 안에 자체 개발한 웹서치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MS사의 빌 게이츠 회장도 최근 수백만 달러를 들여 검색 프로그램을 개발, 올 하반기부터 이 프로그램을 채용한 MSN을 최고의 검색엔진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했다. 아직 검색 기술에서 밀리는 야후와 MSN은 '마이 야후' '마이 MSN' 등의 기능을 강화, 개인들에게 맞춤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별화 전략을 마련중이다.
방어에 나선 구글은 최근 검색 웹 페이지 수를 33억 개에서 42억 개로 늘려 싸움에 대비하고 있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서제이 브린은 "새로운 경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격화일로에 있는 이번 전쟁은 인터넷 시장에서 웹서치 기술이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을 반영하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진단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정보 검색이든, 제품 구매든 인터넷상의 모든 행위를 검색 엔진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검색 엔진의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 촉발 이유다. 구글은 2001년 수익을 못 냈지만 지난해엔 매출 10억 달러, 순익 3억5,000만 달러의 경이적 성장을 이룩했다. 반대로 광고를 빼앗긴 야후, MSN은 반격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에 몰렸다.
인터넷 업계는 구글이 야후나 MS에 쉽게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MS는 엄청난 자금력을 지녔지만 시장의 눈총으로 과거 즐겨 썼던 끼워팔기 수법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고 야후의 경쟁력은 상당히 뒤 처져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구글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시장 판도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미국 네티즌 중 절반이 최소 한번 이상 구글에 접촉했으나 야후 접속율은 29%, MSN의 경우는 30%에 불과했다. 구글은 조만간 있을 기업공개(IP)에 따른 내부 갈등을 겪지 않을 경우 당분간 아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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