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회복과 더불어 우리 주식시장을 둘러싼 주요 거시 가격 변수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원화환율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저금리기조의 변경을 시사했다. 언뜻 주식시장에 불리해 보이는 이 변화들은 우리의 수출수요를 지탱하는 세계경제의 수요회복을 반영하는 부수적 결과물로 봐야 할 것 같다.우선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세계경제의 수요회복을 반영하는 면이 강한 만큼 우리 주식시장에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요인 상승보다 수출물량 증대에 따른 매출증대라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매출이 정체하는 가운데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 총이익이 줄어드는 국면이 돼야 겠지만, 그 시기는 경기가 상당히 과열되거나 혹은 원자재공급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나타나야 가능할 것이다. 지금은 세계경기가 침체를 벗어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르다고 봐야 할 것이다.
최근 커지고 있는 원화환율 하락우려는 근본적으로 미국의 달러 약세와 한국의 수출호조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가격 측면에서의 부정적 효과는 상당부분 주요 선진국의 수입수요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에 의해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의 회복으로 수요가 늘고 있고, 엔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여전히 10대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1월말 미국 금융당국은 금융완화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는 그간 세계금융시장의 큰 틀을 형성해왔던 저금리-저달러를 바탕으로 한 세계의 유동성 잔치가 머지 않아 끝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FRB가 미국 실물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 설비투자 및 노동시장의 회복을 토대로 안정적인 확장국면에 들어섰다고 확신하고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 향후 경기확장에 따라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주가상승을 압박하기보다 주가상승과 자연스럽게 병존할 것이다.
요컨대 세계경제 회복에 힘입어 우리 수출이 잘 되는데도 불구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안 오르고 원화환율도 계속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게 된 것이다. 미국주식시장에 연동되는 세계주식시장의 여건을 감안할 때, 미국의 사정에 따라 우리시장도 단기등락은 있을 수 있겠으나 시장의 강세기조는 지속되리라 예상된다.
김 지 환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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