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늘 변덕이 심하다.두터운 옷들을 벗게 해놓고 나서,
느닷없이 덜덜 떨게 하기도 하고, 썰렁하게도 한다.
그래서 철없는 식물들은, 천재이거나 아니면 세상을 못 믿는
약삭빠른 사람들처럼 재빠르게 잎보다 먼저 대뜸
꽃을 피웠다가, 활짝 필 겨를도 없이 당해서 스러지기도 한다.
― 강운구의 '시간의 빛' 중에서 ―
★ 봄은 어느 날 갑자기 덜렁 오지 않고 올듯 말듯, 내 줄듯 말듯, 멈칫멈칫 옵니다. 그래서 더욱 간절하고 매력이 넘칩니다. 그런 봄 변덕을 탓하지 말고 조금 느긋하게 기다리면 어느 날인가는 완연한 봄볕에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를 한 웅큼 보게 될 것입니다. 사람, 재물, 기회도 이런 봄과 같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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