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입학을 앞둔 10대 소년이 홧김에 7살짜리 유치원생을 유괴,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하다 경찰에 붙잡혔다.경북 칠곡경찰서는 29일 김모(12·주거부정)군을 약취유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김군은 28일 오후6시께 경북 칠곡군 왜관읍 PC방에서 평소 얼굴을 알고 있던 손모(7)군을 "잠깐 따라오라"며 대구로 유괴, 손군의 아버지(53)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 1,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다. 김군은 "손군의 형(13·중1)이 인터넷 채팅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다'고 해 PC방에 갔으나 나타나지 않았는데 마침 동생이 있어 평소 TV에서 보던 유괴가 떠올라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며 "실패할 경우에는 손군을 대구시내에 버릴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유괴한 손군을 평소 채팅으로 알고 지내던 최모(13·대구 동구 율하동)군 집으로 데려갔으나 이를 이상히 여긴 최군 외삼촌 김모(31)씨의 신고로 범행 6시간 만인 오후 11시40분께 붙잡혔다.
김군은 아버지(38)가 사기혐의로 수배 중이고 어머니(36)는 10년째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데다 왜관읍에서 같이 살던 할머니마저 지난해 11월 초 뇌종양으로 숨지면서 4개월 가까이 집도 없이 홀로 떠돌아 왔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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