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전국에서 활동했던 항일 무장독립군의 규모와 활동상황을 상세히 알 수 있는 일본 총독부 문서가 새로 발견됐다. 이 문서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각 지역의 의병장 명단과 의병 숫자, 전과 및 무기 등이 상세히 나와 있어 독립운동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하동항일독립투쟁사연구소(소장 정재상)는 29일 정부기록보존소에서 식민지 시대 일본이 전국 각지의 의병활동 등을 기록한 '폭도에 관한 편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사진)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일본어로 된 2만5,000여장 분량의 이 보고서는 당시 일본 경찰이 의병장 명단과 의병의 수, 주요 의병 활동상황 및 활동지역, 각종 인적사항, 휴대 무기 등을 파악해 올린 보고서를 일본 총독부가 한데 묶은 것이다.
하동연구소는 1년여 동안 한글 번역 작업 끝에 우선 1905년 을사조약 체결 이후 1906∼1910년 호남과 영남 일대에서 활약하다 체포되거나 사살된 무장독립군 200여명의 명단을 새롭게 찾아내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정관직(鄭寬直)·관여(寬汝) 부자는 1906년 경북 영천지역에서 1,000여명의 의병을 모집, 일본군과 싸우다 2년 뒤 일본군 수비대에 총살됐다. 또 경남 합천군 일대에서 항일운동을 펼친 이차봉(李且奉)·소봉(小奉) 형제는 군자금 모집책으로 활약하며 경찰서를 습격해 불태웠으나 1908년 5월 함께 체포돼 숨졌다.
정재상 소장은 "번역작업이 마무리된 지리산을 중심으로 반경 60㎞이내 지역에서 활약한 무장독립군의 명단을 우선 공개했다"면서 "이 가운데 27명을 정부에 독립 유공자 서훈 신청했으며, 독립운동가 후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055)883-3963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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