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취임 1주년을 맞은 고건 국무총리는 "총리실은 조용히 일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국정조정 시스템 구축 등 많은 일을 했다"고 1년을 자평했다. 그러나 고 총리는 '회의와 조정은 많았지만 정책 결정·집행 단계에서는 추진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받는다.고 총리는 이날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국가 전체물류가 마비됐던 1차 화물연대 파업이었다"며 "그래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방역과 조류독감 대처에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총리실 주변에서는 고 총리가 초반에는 고전했지만 지난해 6월 이후 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참석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주관하면서 힘이 실려 풍부한 행정경험을 제대로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 총리는 지난 1년간 지켜본 노 대통령에 대해 "실용주의자가 됐다고 하지만 원래 실용주의자다. 바깥에서 보는 시각이 달라졌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대통령의 정치행위이고 선거법의 선을 넘느냐 안 넘느냐는 선관위가 판단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총선 올인 논란과 관련, "장관이 총선에 많이 차출됐다고는 하지만 15대 총선 직전에는 7명, 16대에도 5명이나 나갔다"며 노 대통령을 옹호했다.
고 총리는 "계속 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는 질문에 "내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4월총선 후 퇴진입장을 재확인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총리가 아닌 다른 정치적 행보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명지대에) 석좌교수직이 있기 때문에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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