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노사 화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사문제가 기업 경영의 최대 변수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 노조가 임금인상을 스스로 제한하고 자발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LG전자 노사는 27일 2004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안에 합의하고, 앞으로 2년간 생산성 향상 범위 내로 임금인상을 제한하는 대신에 회사측은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장석춘 노조위원장은 임금인상 제한 배경에 대해 "국가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회사도 내수침체로 힘든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의 자기희생적 노력이 불가피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쌍수 부회장은 "노사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하는 임단협 타결은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경영활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경영성과에 대해 최대한 보상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LG전자는 7월부터 주5일 근무제를 도입키로 하고 올해 임금인상은 6.1%로 하기로 합의했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장기화하고 있는 내수침체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판매촉진 캠페인에 나섰다. 기아차 노조가 길거리 판촉 캠페인을 실시한 것은 1997년 부도 때 회사 살리기에 나선 이후 7년 만이다. 기아차 노조 조합원 200여명은 이날 소하리 공장이 위치한 광명시 일대와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 출근길 시민을 대상으로 가두 판촉 활동을 벌였다.
노조원들은 최근 출시한 신차 '모닝'을 거리에 전시하고, "고객만족 노사가 함께 합니다, 최고의 품질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어깨 띠를 두른 채 시민들에게 판촉전단을 나눠줬다.
기아차는 지난달 내수판매가 1만5,201대로 전년 동월보다 43.8%나 감소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20.1%로 부도사태 때 수준으로 떨어졌다.
노조 관계자는 "앞으로 2만 여명 전체 노조원을 대상으로 '1인 1대 팔기운동' 등을 올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판매를 늘리기 위해 노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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