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야 리사 지음·정유리 옮김 황매 발행·8,500원
2004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자 와타야 리사(20·사진)의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번역됐다. 그는 이 상의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화려하게 주목받은 작가다. 고교 2학년 때 첫 소설 '인스톨'로 등단(이것도 최연소 기록이었다), 와세다대에 들어간 뒤 두번째로 쓴 이 소설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발로…'는 '인간 관계는 가식'이라고 여겨 다른 아이들과 좀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여학생 하츠가 동류인 소년 니나가와와 교류하면서 겪는 감정의 미묘한 파동을 그린 작품이다. 자신처럼 '세상을 왕따시키는' 스타일이면서도, 올리짱이라는 패션모델에게 푹 빠진 니나가와가 하츠는 마음이 끌리면서도 밉다. 자신이 아니라 올리짱만을 바라보는 니나가와의 등짝을 발로 차주고 싶다.
'얕은 여울에 무거운 돌을 떨어뜨리면 냇물 바닥의 모래가 피어올라 물을 흐리듯이, 예의 그 기분이 일어나 마음을 흐린다. 사랑스러움이라기보다, 뭔가 더욱 강한 기분'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산뜻한 문장은 여성적이고 일본적이다.
심사를 맡은 작가 야마다 에이미는 "애가 탄다, 는 것을 말로 표현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 고난이도의 작업을 작품 전체를 통해 끝끝내 표현해낸 작가의 패기에 매료됐다"는 것으로 와타야 소설의 섬세하고 발랄한 묘사 능력을 평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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