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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꽃시장으로 봄마중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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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꽃시장으로 봄마중 나가요

입력
200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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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들이닥친 봄볕이 애간장을 녹이는 요즘. 아직 봄의 전령이라는 개나리도 당도하지 않았건만, 무량한 햇살 탓에 마음은 어느새 꽃밭으로 줄달음질을 친다.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리기 전에 부풀어 오른 꽃망울들이 손짓하는 꽃시장으로 봄 마중을 나가보는 건 어떨까. 장미며 프리지어에 스테파니, 아이리스까지 바야흐로 '만화방창(萬化方暢)' 꽃대궐이다. 굳이 사지 않아도 좋다.꽃도 보고 나들이도 하고

2만1,000여 평 규모에 400여 점포가 입점해 있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꽃시장이다. 생화를 비롯해 분화, 묘목, 씨앗, 정원용품 등 꽃과 관련된 것이면 없는 게 없는 '꽃 백화점'이다. 가격도 시중가보다 20∼30%나 저렴해 작은 화분을 기준으로 철쭉 4,000원, 자스민 4,000원, 수선화는 2,000원. 북한 학생들이 국가 공식행사 때마다 흔드는 꽃이라고 해서 일명 '김정일화'라고도 불리는 베고니아도 4,000원이면 한 화분 살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양재천과 '시민의 숲'이 있고 청계산도 10분 거리밖에 안돼 일일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없다.

이사한 친구에게 선물할 꽃을 사러 분당에서 왔다는 박재은(48·여)씨는 "동네 꽃가게에선 장미나 튤립처럼 늘 보던 꽃만 보지만 여기 나오면 볼거리가 많아서 너무 좋다"며 꽃잎마다 금테가 둘러진 미키로즈 화분 하나를 골라들었다.

양재동보다는 작지만 은평구 구파발과 강동구 상일동에도 대규모 화훼단지가 들어서 있다. 구파발 화훼단지는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해 값이 싸고 주변 공기가 맑은 것이 특징. 특히 다른 도매상가보다 덜 붐벼 가족 단위로 여유있게 둘러보기에 좋다. 상일동과 하남시 초이동 도로변에 60여개 화원이 모여있는 상일동 화훼단지도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직거래로 들여온 화초들을 취급해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하다.

도심 속 '꽃의 미로'

멀리 화훼단지까지 나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도심에 위치한 꽃 도매상가로 나가봐도 좋다. 남대문 대도상가는 1960년대 형성되기 시작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꽃시장. 규모가 많이 줄어들어 현재는 상가 3층만 꽃시장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서울 중심부에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입점해 있는 50여 점포 중 절반 정도가 생화를 취급하며, 가격도 장미 100송이가 4만∼6만원으로 저렴하다.

충무로 대한극장 맞은편의 진양상가 3층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도 꽃시장으로 유명하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200여 개의 화원들이 '꽃의 미로'를 이루고 있는 진양상가는 꽃바구니 등을 주문 제작해주는 가게들이 많다. 전문적으로 꽃배달 서비스를 하는 곳도 모여 있고, 최근에는 아래층에 애견전문매장도 문을 열었다.

크고 작은 꽃 도매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도 미리 지도를 구해놓지 않으면 헤매기 십상이다. 생화 도매시장으로는 경부선터미널 종합상가 3층과 호남선 르본시티 4층이 가장 규모가 크고, 바로 맞은편에 있는 반포화훼직매장도 생화, 난, 관엽수 등을 취급한다.

고속터미널 지하철역 중앙통로에 자리잡은 한산상가는 생화 소매점들 사이에 위치한 예쁘고 화려한 조화들이 유독 행인의 발길을 잡아 끈다. 휘황찬란하게 꾸며진 인테리어 소품들과 어울려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조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동화 속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지경. 상점 절반이 조화전문점인 남대문 대도상가에서도 같은 취흥을 맛볼 수 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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