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 용기를 잃지 말기 바랍니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배구 'KT& G V―투어' 2004 5차 대회 남자부 경기가 열린 26일 대전 충무체육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제자인 신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LG화재를 3―0으로 일축한 뒤 이렇게 위로했다. 17년간 한솥밥을 먹은 사제지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신치용 감독은 예상대로 완승을 거뒀지만 제자였던 신영철 감독이 더욱 성장해 자신을 이기게 되길 진정으로 바라는 듯 했다.
그는 "신 감독이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자신의 배구를 펼치기에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며 "능력이 있고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이 17일 삼성화재 수석코치에서 LG화재 감독으로 옮길 때 충격을 받아 병원치료를 받았던 모습과 달리 배구 동업자로서의 우정과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이날 승리로 삼성화재는 68연승을 질주, 여자부 LG정유가 보유한 최다연승 타이 기록(69연승)에 한 경기차로 다가섰다. 또 LG화재는 비록 졌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삼성화재의 약점을 공략하는 면모를 보여줘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첫 세트 초반은 LG화재가 대사건을 일으킬 듯한 기세였다. 주포 이경수가 삼성화재 라이트 장병철의 강타를 두번 연속 블로킹, 9―4로 리드해 배구팬들을 일순 흥분시켰다.
그러나 삼성화재에는 '갈색폭격기' 신진식이 있었다.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방수로 긴급 투입된 신진식은 날카로운 대각선과 직선 스파이크로 연속 득점을 올려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여기에 레프트 석진욱이 5연속 포인트를 쌓은 덕분에 23―21로 역전한 삼성화재는 신진식이 마지막에 두번 연속 강타를 내리 꽂아 25―21로 첫 세트를 가져왔다. 기세가 오른 삼성화재는 석진욱의 탄력 넘치는 강타와 김상우의 속공으로 2, 3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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