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현대사의 구석구석에 칼날을 대 온 '이제는 말할 수 있다'(MBC)가 2004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26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먼저 선보인 제1화(2월29일 방송) '독립투쟁의 대부, 홍암 나철'은 그간 대종교의 창시자로만 알려졌던 나철의 일생과 독립운동사에서 대종교의 역할을 다룬다. 191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대종교는 무장 독립 세력을 이끈 핵심 독립운동 세력이었다. 1919년 임시정부 의정원 29명 중 21명이 대종교도인 것도 이 사실을 증명한다.
제작을 맡은 박정근 PD는 "지금까지 대종교를 다루는 것 자체가 금기시된 터라 기존 학계에서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며 "역사의죄인은 친일파가 아니라 침묵하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무려 3년 동안 중국 현지와 한반도 곳곳을 누빈 끝에 숨겨졌던 수많은 비밀들을 다시 세상 앞에 드러낸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홍암 나철의 증손부인 박민자(62)씨가 간직하고 있던 백두산 천지 사진 동판. 백련 지운영 화백이 촬영했다고 전해지는 이 사진은 지금껏 국내 최초의 백두산 사진으로 알려진 동아일보사의 것(1921년 8월 촬영)보다 10여 년이 앞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제작진은 최초로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에 있었던 '액하감옥'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다. 대종교도들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벌이다 이곳의 물감옥에 갇힌 채 모진 고문에 시달렸다.
6년 여 동안 무려 73편을 방송하며 '제주 4·3사태' '여수 14연대 사건' 등 굵직한 역사적 사실을 다뤄온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나철 이야기에 이어 '만주의 친일파'(3월7일) '분단의 기원 모스크바 3상회의'(3월14일) 월남 파병 문제를 다룬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3월21일) 등 6편을 방송하고 6월부터 한국전쟁, 북로군정서 등을 다룬 2차분 7편을 방송한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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