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행정1부(재판장 이종석 부장판사)는 26일 안양 충훈고 학부모 166명이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학교배정 효력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이유있다고 인용 결정하고 학교배정 효력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이번 결정이 (가처분을 낸 학생들을) 재배정하라는 뜻으로 볼 수 없으며 평준화 정책의 유지를 위해 항고하겠다"며 예정대로 다음 달 3일 입학식을 가진 후 수업에 들어가기로 해 파행수업 및 학사일정 차질 등 혼란이 우려된다. 또 전국에 충훈고 처럼 '공사중 개교' 상황에 처한 학교가 적지않아 줄소송 등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재판부는 결정 이유에서 "이 학교의 교육시설은 헌법과 법령이 요구하는 최소한에도 미달돼 이 정도 시설에 신청인들을 배정해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교육을 받을 권리, 즉 학습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학교 교육시설은 교실과 운동장만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하고 식당 등 부속시설은 일정기간 정상 사용이 어려우며 교과동과 특별동의 잔여공사가 적어도 두 달 이상 계속돼야 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안양 충훈고로 배정된 학생 가운데 166명은 학교주변 환경이 불량하고 교육시설이 미비됐다는 이유로 등록을 거부하고 지난 20일 배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학교배정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26일 오후 5시 현재 충훈고 미등록 인원은 배정된 학생 554명 가운데 149명으로 집계됐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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