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선거를 추방하기 위해서는 정치 분야에도 자원봉사 개념을 접목시켜야 합니다"국내 자원봉사운동의 개척자로 불리는 이강현(59·경희대 NGO대학원 교수) 볼런티어21 사무총장은 25일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국내 최초로 '무보수 선거 자원봉사운동'추진을 선언했다.
이 총장은 이날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선거자원봉사운동 추진전략 수립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다음달 8일부터 시작될 무보수 선거 자원봉사운동의 추진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이 총장은 세미나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낙·당선운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총선에 대응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대리만족이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보수의 자원봉사'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정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유권자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운동은 인물 중심의 낙천·낙선운동이나 당선운동과 달리 자원봉사자가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선거과정에 직접 개입해 내부 협조자이자 감시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방식의 유권자 참여운동이다.
이를 주도할 볼런티어 21과 한국청년연합회(대표 박홍근) 측은 다음달 8일 '선거개혁 자원봉사운동본부(가칭)'를 구성해 주부와 대학생, 직장인 등 2,000∼3,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참여자들은 약 20일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선거법과 선거운동론, 선진국 선거참여문화 사례, 자원봉사운동론 등의 교육을 받은 뒤 4월1일부터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각자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캠프에 들어가 이메일 발송에서 홍보활동 등 일반 선거 운동원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중앙본부에 고발하는 등 감시활동도 병행하게 된다.
운동본부는 또 각 당별로 무보수 자원봉사자를 원하는 희망 후보자를 접수해 '자원봉사자 중심의 선거운동을 추진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한 후보자에게 우선적으로 자원봉사자를 보낼 계획이다.
"유권자의 새로운 정치 참여활동"으로 이 운동을 정의한 이 총장은 국내 민간 자원봉사 분야의 터주대감. 1990년 동아대 의대 교수직을 사임한 뒤 당시 주류를 이룬 관 주도의 불우이웃 돕기를 탈피해 민간 단체 중심의 '한국자원봉사단체협의회'를 꾸리면서 사회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96년에는 자원봉사의 실천 방법을 연구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볼런티어 21'을 설립해 교육과 환경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조직적인 자원 봉사 운동을 뿌리내리는데 힘써왔다.
그는 "자원봉사는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게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시민의식 함양을 전제하고 있다"며 "이 운동도 선거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거운동원 경비를 절감하는 효과와 함께 정치불신과 냉소주의를 유권자의 참여로 극복하는 시민정치교육의 장을 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박은형기자 voice@hk.co.kr
사진 배우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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