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에 맞춰 올리기 위해 건축업자들이 건축비를 임의로 부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강북 일부 대형아파트의 건축비가 강남 보다 오히려 높게 책정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5일 부동산뱅크가 지난해 서울 1∼12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건축비와 토지비를 비교·분석한 결과 아파트 건축비가 같은 지역, 같은 시기인데도 큰 차이가 나는 등 짜맞추기 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차 동시분양에서 S사가 송파구 가락동에서 분양한 32.59평형의 평당 건축비는 593만원인데 반해 33.48평형의 건축비는 797만원으로 같은 지역, 같은 시기인데도 무려 평당 204만원의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이 단지의 토지비는 32.59평 909만원, 33.48평 705만원으로 33평형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분양업체가 높은 분양 원가를 맞추기 위해 건축비를 과다 책정하는 편법을 취한 것이다.
B건설사가 10차 서울시 동시분양에서 분양한 강서구 화곡동 25.8평의 경우 평당 건축비가 514만원(토지비 224만원)인데 반해, 동시에 분양한 강서구 가양동 23평형의 건축비는 613만원(토지비 260만원)으로 나와 같은 건설사에서도 평당 20% 가량 차이가 났다.
짜맞추기식으로 건축비를 늘리다 보니 토지비가 높은 강남보다 땅 값이 싼 강북의 건축비가 더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나왔다.
서울 10차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중구 신당동 J아파트 50평형은 평당 건축비가 915만원으로 저밀도 재건축 사업지인 강남구 역삼동 Y아파트의 동일 평형 건축비(644만원)보다 평당 271만원이나 높게 책정됐다.
강남의 경우 토지비가 높기 때문에 주변 시세에 분양가를 맞출 경우 토지비를 높게 산정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토지비가 낮은 강북에서는 토지비를 높이지 못하는 대신 건축비를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