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저 쑥스럽기만 합니다. 두 분의 아름다운 만남이 영원하기를 바랄 뿐입니다."부산의 한 경찰관이 헌신적인 노력으로 탈북 청년에게 유일한 혈육인 할아버지를 찾아주었다. 지난해 5월 탈북한 한모(23)씨는 북에 남겨 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다 할아버지 한재원(83)씨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북에서 아버지한테 들은 이름과 나이, 경찰관이었다는 얘기가 전부여서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1월 부산 사하경찰서 교통지도계 이민호(35·사진) 경장을 만났다. 이 경장은 근무가 끝난 뒤 발품까지 팔아 가며 수소문에 온 힘을 기울였다.
끈질긴 추적 끝에 한 할아버지는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가족과 헤어진 뒤 1993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99년 일시 귀국해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한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거주지인 로스앤젤레스 주소와 전화번호가 바뀐 바람에 미국 선교단체를 통해 자비로 사람 찾는 신문 광고까지 게재했다. 마침내 18일 이 광고를 본 할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손자는 25일 부산에서 감격적으로 만났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