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성산산성에서 1994년 이후 대량 출토된 6세기 중반 신라시대 목간(木簡) 연구 결과, 두루마리 문서의 내용 파악을 위한 인덱스 용이나 책갈피로 사용된 목편인 제첨축(題籤軸·사진)이 발견됐다.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는 24일 성산산성 출토 목간 112점에 대한 적외선 사진 촬영을 통해 93점의 목간에서 먹 글씨 약 400자를 확인하고 이중 300여자를 판독했다고 밝혔다. 판독을 통해 '고타'(古陀·안동으로 추정) 등 지명 17개와 '아나휴지'(阿那休智) 등 인명 23개, 관등명 '일벌'(一伐) '일척'(一尺) 등이 새로 확인됐다. 또 각각 피와 보리를 나타내는 '패'(稗)와 '맥'(麥)' 등의 글씨도 한꺼번에 다량으로 확인돼 '稗'를 관등명으로 보아온 학설도 재검토될 전망이다. 특히 제첨축은 당시 나무와 함께 종이가 널리 통용돼 문서행정이 발달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계옥 연구관은 "목간은 물품표 또는 호적사항을 기록한 신분증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신라의 중앙집권적 행정이 고도로 발달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간은 소나무나 전나무로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나온 목간 중 시대가 확인된 것보다 약 1세기 앞서는 것이다.
/문향란기자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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