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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투자 도로 편중 왜? "재임중 치적홍보" 지자체장들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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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투자 도로 편중 왜? "재임중 치적홍보" 지자체장들 선호

입력
200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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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은 한정된 재원이 부처 이기주의나 정치논리에 따라 도로부문에 집중돼 낭비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조사 초기 단계라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히고는 있으나 "대통령이 특정 분야의 SOC 투자가 적정 수준을 넘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사 결과에 따라 단순히 부문별 SOC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련 분야 정부 조직의 개편까지도 예상된다.전문가들은 1994년 이후 SOC 투자 중 도로부문의 비중이 매년 60%를 넘고 있는 것은 SOC 투자를 집행하는 건설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비(非) 경제적 의사결정 구조 때문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KDI는 최근 펴낸 '2004년도 예산운용의 기본방향' 보고서에서 SOC 투자 재원인 교통시설특별회계를 관장하는 건교부의 직제상 도로시설 투자를 우선시할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교통시설특별회계 5개 세출계정 가운데 철도계정은 철도청이 관리하고 항만계정은 해양수산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건교부 입장에서는 철도나 항만 보다는 자신들이 직접 관할하는 도로에 예산을 우선 배정할 유인이 높다는 것이다.

투자 기간이 철도·항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것도 지자체장이 도로 투자를 선호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연임이 최우선 관심사인 지자체장 등 해당 지역 정치인들이 재임기간 중 가시적 효과가 발생하는 도로 투자에 신경을 쓰게 된다는 논리이다.

도로 투자가 경제적 효율성을 도외시한 채 이뤄지는 것과 함께 필요 이상의 고급 설계가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KDI는 보고서에서 "최근 건설된 국도 대체 우회도로의 경우 자동차 전용 도로 수준인 시속 100㎞/h의 설계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도로를 선형화하고, 교차로에서의 차량 지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체 교차로를 건설하는 빈도가 잦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90년 건설된 길이 27.15㎞인 국도의 경우 공사비가 598억원에 불과했으나, 1999년에는 8.8㎞ 도로를 짓는데만 968억8,000만원이 투입될 정도로 도로 공사비가 급증하고 있다.

KDI는 "공사비가 많이 소요되는 구조물 비중이 1990년에는 도로 공사의 5%에 불과했으나 99년에는 10%로 늘어나고, 도로 폭도 18.5m에서 20m로 늘어나는 등 도로 설계의 고급화 현상이 뚜렷하다"며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공사비가 10년간 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KDI 관계자는 "도로 부문에 대한 SOC 투자는 이미 상당 부분 구축됐으며, 한정된 SOC 재원을 부산·광양 등 항만과 그 배후단지 개발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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