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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 筆禍일기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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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 筆禍일기 발굴

입력
200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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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구(1941∼2003·사진)의 필화 일기가 발굴됐다.고인의 1주기를 맞아 25일 발간되는 '이문구 전집' 출간 준비 과정에서 발견된 일기에서 작가는 중앙정보부의 취조로 장편소설 '오자룡'의 집필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오자룡'은 17세기 병자호란 후 혼란의 와중에서 종살이의 설움을 그린 작품으로 1975년 1년간 문예지에 연재됐다가 미완으로 남았다. 작가는 99년 자신의 선집 발간 당시 이 작품에 대해 "불성실한 집필 끝에 미완으로 중단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문구전집 편집위원회(김윤식 등 4명)가 작가 사후 입수한 일기에서 그는 이 소설 연재 중 3일간 남산 중앙정보부에서 취조 당한 내용을 자세하게 밝혔다. "계장은 '오자룡'에서 방위세를 비난한 것은 긴급조치 9호 위반이다. 사실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죄 성립된다고 했다…문제 삼는 부분은 '그러게 누가 너더러 해필이면 방위세 물기를 싫어 허라데?∼ 망헌 나라여. 무에든지 그저 벱이라구 이름만 붙여버리면 다 되는 판이니께'까지 16행."(1975년 12월 22일자 일기)

이 일기는 '이문구 전집' 제3권으로 나온 '오자룡'에 함께 수록됐다. 모두 30권으로 출간(랜덤하우스중앙 발행)될 예정인 고인의 전집은 초기작을 묶은 '김탁보전'과 해체돼가는 농촌 풍정을 그린 '암소'등 3권이 1차분으로 나왔다.

출간과 함께 25일 오후 6시30분 서울 송파문화원에서 고인의 1주기 추모행사가 열린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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