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인터넷에서 우리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여러 장의 이어진 사진을 보았습니다. 첫 장은 풀밭에서 낮잠을 자는 남자를 1m 위에서 찍은 것이었고, 두번째 사진은 10m, 세번째 사진은 100m, 그런 식으로 점점 공중 멀리서 사진을 찍어 나갑니다.10㎞ 위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그 남자가 누워있는 풀밭이 미국 시카고의 한 공원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1,000㎞ 되니까 미시간 호수가 새끼손가락 크기만 하고, 10만㎞ 밖에서 바라보니 지구도 작은 구슬만 해보입니다. 계속 그렇게 뒤로 물러나 100만㎞쯤 되었을 때 지구 주변을 도는 달의 궤도가 보이고, 100억㎞쯤 되니 태양계가 작은 그림 한 장에 들어옵니다.
그런 식으로 10만 광년 거리에서 바라보면 은하계도 손바닥 안의 작은 소용돌이에 지나지 않고, 10억 광년 밖에서 보면 그런 우주조차 까만 색종이에 흰 풀씨 몇 개 떨어져 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내가 사진을 본 곳은 풀꽃평화연구소(http://www.naturepeace.net/frm01.html)입니다. 사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삶이 한순간 경건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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