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은 우리나라에서 굴과 홍합 다음으로 많이 나는 패류이다. 기르기가 쉬워 오래 전부터 어민들이 양식을 했다.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에는 어디에든 바지락 양식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이 나는 만큼 값도 싸 서민들에게는 고마운 영양식이다.조개와 잘 어울리며 은근한 맛을 내는 음식은 죽(粥)이다. 전복죽, 백합죽 등이 대표격이다. 그러나 이런 죽은 값이 비싸 먹기 쉽지않다. 대안으로 자리잡은 것이 바지락죽이다. 요즘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를 중심으로 바지락죽을 하는 음식점이 크게 늘고 있다.
변산온천산장(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063-584-4874)의 간판과 명함에는 '바지락죽을 개발한 집'이라고 쓰여있다. '진짜 원조집'이라는 뜻이다. 이미 10년 넘게 바지락죽을 끓였고 유행시켰다.
쌀을 씻어 불렸다가 바지락을 넣고 끓인다. 당근, 파, 녹두, 마늘 등 다양한 야채와 양념이 들어간다. 특이한 것은 인삼. 비린내를 없애주면서 맛에 무게를 더한다. 흔한 조개를 이용했지만 맛은 귀족적이다. 젓갈, 나물, 깍두기, 버섯무침 등 전라도 특유의 간이 잘 맞는 반찬들이 상에 함께 오른다.
바지락무침도 별미이다. 싱싱한 바지락을 살짝 데쳐 신선한 야채와 함께 새콤하게 무친다. 맛이 깔끔하다. 쫄깃쫄깃한 바다의 향기가 씹힌다.
변산온천 입구에서 산길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길이 좁고 찾기가 까다롭지만 식사시간이면 차들이 줄을 선다. 변산온천이 가깝다. 온천욕 전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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