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히피(탈사회적 행동을 하는 청년), 80년대 여피(도시의 전문직 젊은이)를 거쳐 2000년대에는 지피(zippie)의 시대가 될 것이다."미국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22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정보통신 혁명에 따른 직업 혁명을 예고하면서 "미국인들이 지피족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날이 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지피는 본래 인도가 사회주의 경제에서 벗어나 정보화 혁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라난 인도 젊은이를 지칭한다. 때문에 지피족은 인도의 잠재력과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상징하고 있다.
인도 주간지 아웃룩은 최근 "지피는 자유화 세대로 도시나 도시 근교에 살면서 지퍼가 달린 바지를 입는 15∼25세의 젊은이들로 자신감이 넘치며 창조력이 풍부하다"고 정의했다. 인도에서 25세 이하의 인구는 5억 5,500만명에 이르므로 지피족의 규모는 실로 엄청나다. 지피족 개념은 넓게는 중국 등 새롭게 부상하는 나라들의 전문직 젊은이를 포괄한다.
프리드먼은 인도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방갈로르를 방문한 경험을 얘기하면서 "지피가 미국 및 유럽의 일자리를 흡수하고 새로운 소비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보를 디지털화해 광속으로 전송하는 기술을 갖게 됨으로써 거리가 무의미해졌다"며 "정보 분석, 회계 및 법률 컨설팅 등의 일들을 인도나 중국의 지피족이 자기 집에서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 등의 교육 수준이 미국을 따라 잡으면 화이트 칼러 직업에 대한 국가간 장벽이 사라져 고소득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미 정부의 대책마련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