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왼손잡이 골퍼 마이크 위어가 마루야마 시게키(일본)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닛산오픈(총상금 480만달러)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2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챔피온조 대결을 펼친 위어와 마루야마. 흑백 톤의 엇비슷한 옷을 입고 경기에 임한 두 선수는 각각의 징크스에 시달렸다.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설 때만해도 마루야마에 5타차로 앞서 있는 위어의 표정은 밝았고 1번홀에 이어 3번홀 버디로 무려 7타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마루야마가 야금야금 타수를 줄이는 사이 제자리걸음을 하던 위어가 파4 10번홀에서 1타를 잃는 순간 위어의 얼굴에는 징크스의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갔다. 위어는 그동안 4라운드를 선두로 나섰던 5차례 대회에서 모두 역전패 당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13번홀에서도 보기를 한 위어는 15,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한 마루야마에 끝내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악몽을 떠올리던 위기의 위어를 구한 것은 13번홀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였다. 마루야마는 '수중전'에 약한 징크스가 있다.
마지막 18번홀(파4). 이번 대회에서 가장 정확한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안착률 87.5%)을 과시하던 마루야마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빠뜨렸다. 세컨드 샷에 이은 어프로치 샷은 핀을 3.6m나 지나쳐버렸다.
반면 위어는 정교한 어프로치 샷으로 볼을 핀 60㎝옆에 붙였다. 마루야마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파퍼트는 홀을 비켜나갔다. 반면 위어는 가볍게 파퍼트를 성공시켜며 우승컵을 건져올렸다. 이날 이븐파 71타를 친 위어는 최종성적 17언더파 267타로 올 시즌 첫 승(우승상금 86만4,000달러·통산 7승)을 신고했다.
마루야마는 "비가 오는 것을 감안해 드라이버를 좀 더 멀리 보내려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실수를 저질렀다. 오늘 밤 샤워를 하면서 연습을 해야겠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한편 타이거 우즈(미국)는 7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터뜨리며 순위를 공동 7위(10언더파)까지 끌어올렸고 존 댈리는 13언더파로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오버파로 공동 65위에 그쳤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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