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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난 대선때 이런 공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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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난 대선때 이런 공작까지

입력
200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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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이회창 후보측이 지원유세를 해 달라며 이인제 의원측에게 5억원을 건넸고 이중 절반을 이 의원의 특보가 잘라먹었다는 검찰 발표는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한다. 아무리 정치가 썩었고 시정잡배보다 못한 행태가 비일비재하다고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라이벌을 등 뒤에서 총 쏘아달라고 상대진영의 조직원을 매수하는 암흑가의 비열한 수법보다 나을 게 없다.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맞선 이 의원은 2002년 4월17일 경선을 포기했고, 노 후보를 계속 비난하다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성사되자 그 해 12월3일 자민련에 입당했다. 이 의원은 엄정중립을 강조한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지시에도 불구, 이회창 지지 의사를 반공개적으로 표명했었다.

이 의원은 치졸한 정치보복이라며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한다. 곧 검찰에 소환되기 때문에 수사를 통해 사실이 규명될 것이다. 하지만 돈을 건넨 이회창 후보의 이병기 특보가 전달을 시인했고, 돈을 받은 이 의원의 김윤수 특보는 영장실질심사도 청구하지 않고 곧바로 구속됐다. 이 의원은 "김 특보가 처음에는 자신이 다 썼다고 주장했다가 말을 바꾸었다"고 주장하지만, 김 특보는 이 의원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악취가 진동하는 정치판의 음습한 뒷거래는 차떼기와 철새정치인 몸값지불에 이어 후보급 인사에 대한 매수에까지 이르렀다. 수사진행에 따라 더 놀랄 일이 나오지 말란 보장도 없다. 그럼에도 검찰은 왜 하필 이 시점에 매수사실이 공개되고, 노무현 대통령의 주요정적들이 차례로 법망에 걸려드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를 불식시키는 길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점 의혹 없이 철저한 수사를 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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