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에서 25일부터 열리는 북핵 2차 6자회담을 앞둔 각 참가국들의 막판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미일 3국이 23일 서울에서 협상 전략의 최종 조율에 나서고, 참가국들이 잇따라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한 상설조직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북한과 미국에서 유연한 태도를 시사하는 긍정적 신호들이 나와 주목된다. 그러나 북한의 '핵 동결 대 상응조치' 주장과 미국의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완전한 핵 폐기'(CVID) 요구의 접점을 찾는 게 쉽지 않은데다, 고농축우라늄(HEU) 핵 개발 의혹에 대해선 북미간 현격한 이견을 보이고 있어 섣부른 전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미국은 지난해 1차회담 때보다는 융통성 있는 자세다. "핵 동결이 핵 폐기의 첫 단계라면 수용할 수 있다"는 발언도 나온다. 조지프 디트라니 미 국무부 한반도 특사는 20일 중국의 6자회담 대표인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자세는 적극적이며 구체적 성과와 회담 지속을 위해 필요한 융통성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내부 이견을 정리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미 국무부 관리는 20일 "아직 어떤 태도로 협상에 임할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인정했다. 1차 회담 당시 미국은 내부 이견으로 대북 제안을 내놓지도 않았다.
북한도 기존 주장만 되풀이 하고 끝냈던 1차 회담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핵 협상 전문가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회담 대표로 임명한 것부터가 회담을 통한 핵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김 외무부상은 17일 중국에서 핵 동결 확인을 위한 사찰 수락 제의, 협상의 추이에 따라 HEU 문제 우려 해소의 필요성 등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상당한 양보를 각오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사찰은 미국의 안전보장 약속 다음 단계에야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으며, HEU 의혹은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진의는 회담을 열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얘기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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