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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토지규제 개혁은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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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토지규제 개혁은 신중하게

입력
200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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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강력한 토지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개혁 추진의사를 밝혔다. 토지 공급부족에 따른 높은 지가와 기업의 투자부진 및 해외이전, 임금상승 등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토지개혁 추진의 3대 기본 방향을 발표하면서 '전쟁을 한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복잡한 토지규제가 결국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재경부의 판단은 충분한 일리가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토지는 다른 재화와는 달리 근본적으로 공급에 한계가 있고, 이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런 토지의 각종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릴 경우 자칫 투기와 가격폭등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전체가 더 엉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토지가 투기대상이 되어 왔고, 값이 큰 폭으로 뛰었으며, 토지 이용의 효율성이 낮은 것은 땅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한 원인이었지만, 대증요법식 처방에 급급했던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족과 이로 인한 정책의 실효성 저하도 크게 한몫을 했다.

또 토지는 한번 난개발되고 환경이 파괴되면 원상 회복이 무척 힘들다. 정부는 투기 수요나 땅값 상승 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토지만큼 각 집단이나 계층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과제다. 정부는 6월 말 토지규제 개혁 추진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칫 급한 일정에 짜맞추는 식의 졸속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리처럼 토지에 대한 이용을 고도화해야 하는 나라도 드물다. 토지 공급을 대폭 늘리는 것이 과연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올 것인지는 치밀하게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정부가 어떤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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