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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차하지 않게 재신임 거칠 것"/盧대통령, KBS출연 도올과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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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차하지 않게 재신임 거칠 것"/盧대통령, KBS출연 도올과 대담

입력
2004.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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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재신임 문제와 관련,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구차하지 않게 반드시 재신임이라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도올 김용옥(金容沃) 중앙대 석좌교수와 가진 KBS 특별대담에 출연, "총선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판단해서 처신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의 합의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택, 지도자는 구차하지 않아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지켜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교육개혁을 가로막는 세력으로 교육계 원로와 관료, 사학재단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교육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가 자율화되어 창의적인 교육 실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재단은 학교를 통제하고 싶어 하고 교장선생님으로 있는 분들은 학부모들과 교사의 발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에 대해 "진실과 사실에 치열하지 않고 공정한 평가에 대한 책임감이 조금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소수 언론은 특수한 과거의 부조리한 상황에서 기득권을 쌓고 또 기득권적 질서를 그대로 관철해 나가고자 하는 시대 역행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권과 반칙과 야합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치하는 사람들과 언론사도 그런 기초에 있다"면서 "그냥 자기들끼리 그러면 좋겠는데 자꾸 나를 못살게 하니까 나는 언론 일반을 개혁한다기보다는 자구적인 방어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 같다'는 김 교수의 지적에 대해서도 "내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대해서도 "공무원들이 흔히 하는 말로 끗발 잡는 습관이 있고 감사에 안 걸리도록 면피하려고 한다"며 "총선 끝나고 정치 청소할 일 대강 청소했다 싶으면 부패문제, 과도한 공무원들의 직권 오남용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래도 (나는) 2급수 정도는 되지 않느냐"며 "도덕성의 문제도 완벽한 순수성을 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전문관료 중용으로 인사기류가 변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되고 1년쯤 가니 인재풀이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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