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 3사 위주의 방송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교육부가 17일 발표한 '대입 수능시험의 EBS 강의 연계' 방침에 따라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EBS와 위성·케이블TV 업계가 새 전략 짜기에 발 빠르게 나서는 등 방송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천군만마 얻은 EBS
고석만 EBS 사장은 19일 "이번 방침은 지난해 9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관계자 등과 만난 자리에서 EBS가 먼저 제안했다"면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사교육 비대화라는 당장 눈 앞의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능 강의가 조직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EBS가 국내 유일의 교육전문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BS는 또 수능 강의로 공영방송임에도 전체 예산 중 공적 재원 비율이 30%에 불과한 기형적인 재정 구조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고 사장은 "수능 강의에 따른 예산 지원으로 이미 공적 재원 비율이 38%로 높아졌다"면서 "향후 정부의 지원을 더욱 늘리고 3%에 불과한 수신료 할당률도 높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05년 수능에서도 난이도 조절 실패 등 논란이 되풀이될 경우 EBS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학원가에서 또다른 형태의 사교육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BS로서는 수능 강의가 도약의 기회인 동시에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모험인 셈이다.
희색 만연한 위성·케이블 업계
위성·케이블TV 업계도 호기를 맞았다.
가장 고무된 곳은 기본형 패키지 '스카이온'(월 8,000원)에 플러스1 채널을 포함시켜 서비스해온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이 회사는 수능 강의를 현재 120만에 그치고 있는 가입 가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3월 3일부터 '스카이온'에 이미 포함된 EBS 지상파와 플러스1, 2 채널 외에 프리미엄 서비스로 제공되던 에듀TV의 3개 채널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7일 이후 가입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2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케이블TV 채널사업자들도 가입가구의 60%를 넘는 보급형(월 5,000∼8,000원) 서비스에 EBS 플러스1 채널을 포함시키는 등 새로운 채널 편성에 들어갔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케이블TV는 가입자가 1,100만 가구로 사실상 포화 상태여서 가입자의 획기적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EBS 수능 강의가 골칫거리인 해지율을 낮추고 더 나아가 케이블TV의 매체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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