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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찰수사 아직도 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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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찰수사 아직도 이런가

입력
200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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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초등생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어린 중학생을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가 풀어준 것은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일이다. 아직도 1970∼80년대식의 마구잡이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살만한 사례다. 물증도 확보하지 못한 채 자백에만 의존하는 무리한 수사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경찰 스스로도 자신없어 했지만, 이 중학생이 용의자라는 추정에는 처음부터 무리가 많았다. 숨진 학생들보다 겨우 2∼3세 많은 중학생이 2명을 살해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고, 뱀을 보러 가자고 유인해 돈을 빼앗으려다 목을 졸랐다는 진술도 석연치 않았다. 그런데도 강제 수사를 한 것은 사건 해결의 공을 서두른 조급함 때문이라 할 것이다.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데도 범인 검거는 미미해 경찰에 대한 비난과 압력이 커진 상황이다. 경찰의 초조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억울한 피해자를 만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중학생을 수사 중이라는 것을 경찰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이유는 긴급체포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기자회견은 잘못된 일이었다. 신중하게 대처했어야 옳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긴급체포 이전에 진술의 신빙성을 면밀히 따져 보지 않은 점이다. 경찰에 연행돼 있는 동안에 미성년인 중학생과 그 가족들이 겪은 고통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경찰은 일단 이 학생을 귀가시키고 혐의내용에 대해 재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백의 동기가 밝혀졌고 물증도 전혀 없으니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수사대상과 방법을 바꾸는 것이 옳다. 경찰수사는 좀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식의 행태가 되풀이되면 공권력에 대한 불신과 인권침해 논란만 커질 것이다. 자백과정의 강압 여부는 경찰 스스로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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