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세계 정보통신(IT) 기상도는 안개 후 맑음.'정확한 정보와 예측력으로 공신력을 인정 받고 있는 세계적인 IT시장조사기관 IDC의 커크 캠벨(Kirk Campbell·사진) 회장은 올해 세계 IT 경기를 이렇게 예측했다. 19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 IT 리더스클럽 조찬회에 연사로 초청된 그는 "지난해 IT업체들의 성과를 종합해 보면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난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IT경기의 회복세가 피부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IT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캠벨 회장은 여러가지 지표를 들어가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먼저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IT산업도 당연한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경제권이 4.5%, 남미가 4.9%, 아시아지역 6.0% 등 근래 찾아보기 힘들었던 높은 경제 성장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구조적인 저성장에 발목이 잡혀있던 일본과 유럽경제권도 각각 2.1%와 1.8%의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같은 전망은 그 자체로 기업들의 고용 및 설비 투자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은 IT지출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세계 IT시장은 올해 1· 4분기에 4.9%가량, 한국 시장은 최저 4.5%에서 최대 8.3%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메라폰과 DVD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기들의 승승장구도 관련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그는 "카메라폰의 전세계 생산량이 올해를 기점으로 디지털카메라를 뛰어넘어 총 9,000만대에 이를 것이며, 이는 이동통신과 반도체 분야의 성장을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DVD 녹화 기술을 저렴한 가격에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DVD 플레이어를 구입할 사람들이 DVD레코더를 구입하게 되고, 결국은 VCR시장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밖에 캠벨 회장은 리눅스와 아웃소싱(외부조달) 분야의 발전이 IT 산업 전반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인 그는 "지난 5년간 한국 IT의 발전은 너무나 놀라워 현기증이 날 지경"이라며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회장은 미국 스탠포드와 프린스턴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91년부터 IDC 최고경영자를 맡아왔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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