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군사훈련을 성공리에 끝내 대선을 앞두고 국내외에 강대국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과시하려 했던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푸틴 대통령은 16일 세계최대 규모 핵 잠수함 아르항겔스크호(4만8,000톤)에 타고 하룻밤을 묵은 뒤 17일 탄도미사일 발사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흰 장갑에 목도리까지 두르고 갑판에서 대기했다. 그러나 인근 노보모스코프스크호에서 발사될 예정이던 미사일은 끝내 발사되지 않았다. 실패 원인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고위 관계자는 "안전장치의 결함인 것 같다"라고만 말했다. 선거 캠페인의 하나로 군사훈련을 직접 지휘하던 푸틴도 당황했지만 1월부터 시작된 20여년 만의 대규모 군사훈련에서 미사일 발사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려던 러시아군에도 망신살이 뻗쳤다.
이런 사정 때문인 듯 다음 달 14일 대선을 앞둔 푸틴의 움직임을 비중 있게 다루던 러시아 국영방송은 이 행사를 보도하지 않았고 러시아 국방부는 논평 자체를 거부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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