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 존스 홉킨스대에서 공부하는 교포 학생이다. 며칠 전 의대 진학 희망 학생을 위한 강연에 다녀왔다. 의대 입학심사위원회 위원인 생명공학의 거장 알란 슈카스 박사의 강연을 듣고 미국의 의대 입학과정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한국과 달리 미국은 의대가 대학원 형식이라 학부 과정을 마치고 지망해야 한다. 슈카스는 의대 입학을 자동차에 비유했다. 성적, MCAT(의대 입학 자격 시험), 추천서, 특별활동 네 가지가 바퀴이며 그 중 한 가지가 부족한 경우는 면접, 즉 스페어 타이어로 때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둘 이상이 부족하면 원하는 의대를 포기하라고 잘라 말했다.
그의 조언을 간추리면, 성적이 낮을 경우는 대학원에 입학해 학부 성적을 대학원 성적으로 커버한다. MCAT는 두 번 이상 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추천서는 반드시 자신을 잘 아는 '교수'에게 부탁해야 한다. 가족, 친지 등은 절대 삼간다. 병원에서 주 1∼2시간 봉사활동 한 정도의 특별활동은 많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반면 의학 관련 논문이나 유명 신문에 쓴 칼럼 같은 출판물, 단체나 프로그램을 만들고 키우거나 입상한 경력은 큰 힘이 된다. 면접은 까다롭다. 복장은 단정히, 꼭 정장을 해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대체로 보수적이라 남녀 불문하고 튀는 외모는 용납되지 않는다. 그리고 웬만하면 부모 없이 혼자 대학이 있는 도시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존스 홉킨스대는 특히 의대 지망생으로 가득찬 대학이다. 90%가 넘는 학생이 의대를 지망한다. 하지만 의대는 2003년 정원이 111명으로 한정돼 있어 들어가는 문이 아주 좁다. 보통 웬만한 주립대학은 의대 지망 자체가 35%를 밑돈다.
슈카스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강조했다. 아픈 사람을 고치고 싶다는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의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안정된 생활을 얻고 싶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다, 우리 집안이 대대로 의사 집안이다 등등은 전부 다 말도 안되는 이유다.
안정된 삶을 얻고 싶은 사람이 잠도 못자고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는 레지던트 생활을 버틸 수 있을지,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피부가 썩어가고 뼈가 뒤틀리고 암에 걸린 소아과 병동의 아이들을 좋아할지 의문이다.
/토리(http://blog.hankooki.com/wannab1000j)
마지막 부분이 마음에 와 닿는군요. "아픈 사람을 고치고 싶다는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는 의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 나라는 단지 돈벌이를 목적으로 의대에 가는 사람이 거의 100%일 듯. /skyseeland
저도 미국 보스턴 지역 대학에서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좋은 의대 진학하기가 정말 어렵군요. 죽도록 공부해야 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도 존스 홉킨스 의대에 들어가면 소원이 없을 것 같은데….
/nan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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