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17일 관훈토론회에 대한 당내 반응은 한마디로 "실망"이었다.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던 소장파나,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하자"고 했던 중진간에 차이가 없었다. "기가 막히다" "내홍 수습책을 바랬는데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반응 일색이다. 특히 '이회창·서청원 책임론'을 들고 나온데 대해 "자기 희생이 전제되지 않은 이회창 죽이기가 국민에게 어떻게 다가가겠느냐"는 비난에 "이러다 정말 당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남경필 의원은 "걱정스럽다"며 "자기 희생적 결단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원희룡 의원은 "과거는 정리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당 변화의 비전을 내놓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의 본질을 비껴간 채 허공에 주먹질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대변인직을 사퇴한 박진 의원은 "당이 환골탈태를 위해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데…"라며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서청원계로 분류되는 심규철 의원은 "국민이 실망하는 것은 현재의 한나라당인 만큼 나부터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난 대열에는 중진 의원들도 가세했다. 양정규 의원은 "선을 넘은 것 같다"고, 김기배 의원은 "코멘트 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와 가까운 중진들의 모임인 '함덕회' 소속 의원 등 중진 13명은 이날 저녁 모임을 갖고 "총선을 앞두고 당을 단합 시켜야 할 최 대표가 극히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 분란을 악화시켰다"며 격하게 성토했다. 이재오 남경필 등 재선 및 소장파 의원 20여명도 18일 모임을 갖고 대응책을 모색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