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관권선거 의혹과 여권의 총선 '올인' 전략 등을 집중 성토했다. 고건 총리는 반박을 하면서도 "오해 받을 표현을 삼가도록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혀 마치 '중립내각 총리' 같은 모습을 보였다. 고 총리는 국회에 나올 때마다 조금씩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듯하다는 게 의원들의 평이었다.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노 대통령이 민주당 찍으면 한나라당이 승리한다고 말한 것은 선거 개입 아니냐"고 질타했다. 고 총리는 처음에는 "대통령의 선거 관여는 실정법 테두리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원론으로 응대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공세에 "오해를 줄 수 있고, 선거에 관여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노 대통령의 허물을 인정했다. 고 총리는 또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게 중앙선관위의 의견이며, 내 생각도 그렇다"면서 노 대통령의 '천도 발언'에 대해서도 "모든 세력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을 (나는)좋아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올인은 대박 아니면 쪽박을 말하는 건데 국가와 국민이 도박 대상이냐"는 추궁을 받자 "올인은 아니며, 올인을 해서도 안된다"며 말끝을 흐렸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출마를 안 하다고 했던 한명숙 환경장관 등이 말을 바꾼 것은 국민을 우롱한 처사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고 총리는 "15대 때는 7명, 16대 때는 5명의 각료가 총선에 나갔고, 17대 때도 5명이 나간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각료들의 말 바꾸기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총선연대의 낙천낙선 대상으로 선정된 민주당 이윤수 의원은 "시민단체를 가장한 특정세력 지지단체의 불법 선거운동을 단속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고 총리는 이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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