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돈을 이용한 기업 인수합병(M&A), 강제 유상증자와 어음할인, 고리 사채….'국내 폭력조직들이 유흥업소 주변에서 보호비를 뜯어내는 수준을 넘어 '마피아'를 방불케 할 정도로 성장했음이 16일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군산 그랜드파 자금책 여모씨는 오피스텔 시행사업을 하던 전 프로야구 스타 이모씨에게 2000년 8월 2개월 후 이자 3억원을 더해 갚는 조건으로 5억원을 빌려준 뒤 이씨가 갚지 못하자 그해 12월 추가로 2개월 후 5억원을 갚는 조건으로 3억원을 대출해 줬다. 순식간에 13억원으로 불어난 빚을 이씨가 결국 갚지 못하자 여씨는 각종 협박 끝에 2001년 9월 이씨의 오피스텔 20개동 전체에 대한 사업권(감정가 150억원 상당)을 위임 형식으로 빼앗았다.
나주 동아파 두목 나모씨는 기업사냥꾼인 G사 이모 대표에게 약속어음 할인 대가로 4억5,000만원짜리 어음을 빌려 사용하다 이씨가 갑작스런 부도 위기를 면하기 위해 발행어음을 위·변조 신고하자 이를 구실로 수차례에 걸쳐 이씨를 협박, 17억2,000만원을 강탈했다.
또 군산 그랜드파는 지난해 2월 N사 전무 박모씨와 공모, 박씨에게 받을 채무 2억원을 대신 받아낸다는 명목으로 담보로 잡아뒀던 수입가 2억8,000여만원에 이르는 N사의 수입 DVD 1,423대를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외환위기와 벤처열풍을 타고 자금을 축적한 이들 조폭이 자금난을 겪는 기업주나 부도 위기의 기업 인수를 노리는 전문 기업사냥꾼에게 급전 대출을 미끼로 접근, 폭리는 물론, 경영권까지 통째로 집어 삼켰고 부도 등 문제가 생기면 함께 일했던 기업사냥꾼을 '총알받이'로 내세워 단속을 피해왔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홍일 부장검사)는 이날 군산 그랜드파 총두목 전종채(47)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이미 수감중인 나주 동아파 두목 나모(45)씨 등 6명을 추가로 불구속 기소, 달아난 콜박스파 서울두목 황모(42)씨 등 8명을 지명수배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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