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서울지하철 2호선 교체 전동차 경쟁입찰 과정에 대한 불공정, 부실심사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서울지하철공사는 1980년 제작, 투입된 지하철 2호선 전동차의 내구연한연도(2005년)가 다가옴에 따라 신형 전동차 54량과 개조 전동차 15량을 구입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경쟁입찰을 실시, 기술평가와 가격심사를 거쳐 최종결과를 5일 공개했다. 이번 입찰에는 (주)로템과 (주)디자인리미트 두 회사가 참가했으며, 지하철공사는 지난 12일 로템과 발주금액(491억8,500만원)의 95.4%에 해당하는 469억4,5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관련업계에서 부실심사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우선 기술평가에서 입찰공고서나 평가기준표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공장실사가 갑자기 이뤄지고, 한 회사당 2만여쪽에 달하는 입찰서류 심사가 단 3일만에 끝나는 등 겉핥기 심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잡한 내용이 담긴 2만여쪽의 서류를 전문적으로 검토하려면 최소 20일 이상은 필요하다"며 "세부사항을 모두 검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공장실사와 관련, 지하철공사측이 임의적으로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심사방식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평가위원장을 맡았던 성균관대 최연선 교수는 "평가단 9명이 3일 동안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서류를 분담해 심사를 했다"며 "평가단이 판단의 확신을 갖기 위해 공장을 실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강경호 지하철공사 사장이 입찰이 진행중이던 지난 3일 (주)로템의 노조위원장 등 노조 임원 4명을 만난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후 로템노조의 소식지 '희망세상'(6일자)에는 "강 사장은 입찰은 경쟁체계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지만 저가수주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입찰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될 것이다. 아마 잘될 것이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한편 입찰에서 탈락한 (주)디자인리미트측은 "일본 히타치와의 기술제휴를 토대로 작성된 본사의 제안서가 자격미달판정을 받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는 불공정하고 부실한 입찰심사 의혹에 대해 공식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국기자 dkki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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