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광우병 파동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 파동 조짐이 일고 있다. 특히 쇠고기의 경우 수입육 판매 중단으로 매출 자체가 없는 데다 한우 역시 매출이 전년 보다 50% 가량 감소해 닭고기 소비 위축과 함께 국내 축산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쇠고기 매출 급감, 수입업체 도산 우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쇠고기 시장의 경우 지난해 말 광우병 파동이후 수입육 판매를 아예 중단했다. 한우 역시 소비자들의 기피현상으로 매달 평균 50%대의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육의 경우 통관 자체가 금지된 데다 이미 통관 및 검역절차를 거친 수입육 마저 판매가 중단돼 수입업체들의 연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축산팀 민영선팀장은 "우리나라 쇠고기시장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수입업자들의 도산은 쇠고기 유통시장의 기반을 무너뜨릴 우려가 크다"며 "쇠고기 판매가 정상화하더라도 원활한 시장기능을 회복하는 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지육 경매가 상승
쇠고기 기피 현상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늘면서 돼지고기 지육 경매가가 ㎏당 3,000원대를 넘어서 평소 가격대인 2,600원대보다 20%나 올랐다. 서울 가락동 축산물 경매시장의 지육 경매가는 1일 ㎏당 2,600원이었으나 3일 3,000원, 13일 3,100원, 14일 3,200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할인점 등 주요 유통업체의 돼지고기 판매가도 지난달에 비해 ㎏당 2,000원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하이포크 등 주요 돼지 육가공업체의 경우 돼지 1마리를 잡으면 오히려 1만원 가량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육 경매가가 크게 올랐지만 돼지고기의 속성상 판매가는 쉽게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축산시장 전반 균형 %B도모해야
축산농가와 육가공업체들은 돼지고기 출하 물량을 점차 줄이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돼지고기 품귀현상에 따른 가격급등이 우려된다.
또 지난해 돼지 콜레라 발생에 따른 집단 살처분 영향까지 겹쳐 4∼5월이면 가격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B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봄이 되면 야외 행락객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하는데 공급이 줄면 가격대란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돼지고기 가격상승은 광우병 파동에 조류독감 여파까지 겹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서 비롯됐다"며 "정부가 나서서 수입육과 한우의 소비를 유도하고 한우 수입육 돈육 등 축산시장의 전반적인 균형을 회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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