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배워서 케냐 국가대표 스키선수가 될래요." '열사의 나라' 아프리카 케냐 청소년들(사진)이 16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은빛 설원에서 넘어지고 뒹굴며 스키를 배웠다. 난생 처음으로 직접 눈을 접한 케냐 청소년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흑인 특유의 순발력으로 슬로프에 적응했다.학교에서 농구선수로 활동하는 세쿠 콘(14)군은 생전 처음 보는 눈 위에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스키를 타면서 마냥 즐거워했다. 콘군은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다리가랑이가 벌어져 통증을 느끼면서도 "계속 스키를 배워 대표선수가 되고 싶다. 내년에도 오겠다"는 열의를 보였다. 걸핏하면 미끄러지고 넘어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지만 스키강사를 따라 동작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브라이언(15)군도 "학교에서 하키선수를 하고 있는데 처음 타보는 스키가 무척 재미있다"며 "2014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면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전에 기본적인 강습을 받은 이들은 오후에는 리프트를 타고 슬로프에서 두려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끼는 스키의 짜릿한 스릴을 체험했다.
이들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원도가 추진중인 '세계 동계스포츠 꿈나무 육성을 위한 2004 드림프로그램'에 따라 열대의 나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14∼28일까지 실시하는 동계종목 체험행사에 참가한 것.
이번 행사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남미 등의 청소년 108명이 참가해 스키와 빙상 등 동계스포츠를 직접 체험하며 훈련중이다.
/평창=곽영승기자 yskwa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