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소비 위축으로 국내 3위의 닭 가공업체가 부도를 맞는 등 조류독감 여파로 인한 닭 업계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15일 농림부와 업계에 따르면 하림, 마니커와 함께 국내 3대 닭 가공업체인 체리부로가 10일 부도를 낸 뒤 청주지법에 화의를 신청했다.
체리부로는 1991년 설립돼 2000년 440억원, 2001년 656억원, 2002년 1,001억원 등으로 매출이 급신장해온 업체로 '처갓집양념통닭'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주)한국153농산 등 관계사도 거느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닭고기 소비가 급감, 자금 순환이 안 되는 상황에서 금융권이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아 부도를 맞았다"고 말했다.
닭 업계는 소비기피 현상이 지속되면 제2, 제3의 '체리부로'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결국 국내 양계산업의 기반 자체가 붕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최대 닭 가공업체인 하림의 경우 조류독감 전에 비해 매출이 50%나 감소한 상태다. 또 우리나라 닭고기 소비의 근간이 되는 1만여개의 통닭 체인점 매출이 80%나 감소했다. 양계농가에서는 사육 닭을 처분하지 못해 병아리 입식이 거의 중단된 상태여서 닭고기 생산기반이 붕괴되면 50만∼7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전국 오리 사육 농가도 800여곳 중 5%가량은 이미 부도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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